2022. 10. 13. 21:00ㆍIssues & Thoughts/Improvisation
“Banking is necessary, banks are not”.
- by Bill Gates in 1994
1. 개발자가 아닌 은행원?
"여러분은 개발자가 아니라 은행원이 돼야합니다."
"금리 조정 등을 통해 더 매력적인 금융상품을 제공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더 나은 고객서비스를 제공해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습니다."
2022년 국내 한 대형은행의 신입개발직 연수 당시 교수가 연수생들에게 한 말이다.
그만큼 개발 그 자체를 목표로 삼기보다는, 고객들에게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가로 성장해야한다는 의도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첫째, 개발자에 대한 오해와
둘째, 변화하는 금융시장에 대한 통찰의 부족
으로 인해 탄생한 발언일수도 있지 않을까.
2. 고객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개발자
개발자란 누구인가.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지만, 이렇게 정의해볼 수도 있겠다; "Problem Solver"
개발자란 본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프트웨어의 위력을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다.
알고리즘 문제를 풀 때는 문제가 비교적 잘 정의되어 있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문제해결력 그 자체에만 신경을 쓰면 된다.
그러나 실제 세상의 문제는 알고리즘 문제처럼 깔끔하지 않다.
때문에 실력있는 개발자는 좋은 추상화를 통해 세상의 문제를 정의하고, 도구를 선별하고, 소프트웨어의 위력을 빌려 문제를 해결한다.
한편, 금융시장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단순히 급격한 변화를 넘어 '천지개벽 수준만큼 변화할 준비'가 이미 되어있다.
이제 남은 것은 약간의 기술적 이슈 해결, 정부 및 산업의 규제 완화, 그리고 소비자들의 적응뿐이다.
예를 들어 보자.
은행의 역할은 크게 돈을 맡아주고, 빌려주고, 환전해주는 것이다. 한 마디로 'trustful, 즉 신뢰할 수 있는 중간자'가 되어준다.
그러나 앞으로는 네트워크 상의 알고리즘이 trustless, 즉 상호간의 신뢰가 없어도 전통적인 은행의 업무가 가능할 수 있도록 중간자 역할을 대신할 수 있게 된다. 만약 이럴 경우, 우리는 알고리즘으로부터 금리가 더욱 매력적인 좋은 상품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어디 그 뿐인가. 앞으로 뱅킹은 위 전통적 은행 업무를 넘어서 종합 금융 플랫폼, 나아가 고객들에게 다양한 생활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의 형태로 진화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블록체인과 인공지능을 비롯한 소프트웨어의 위력을 빌릴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금리 조정 등을 통해 더 매력적인 금융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어려운가? 아무리 쉽지 않더라도 그것이 고객들의 금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우리는 회피하지 말고 해결해야한다. 그리고 필자는, 소프트웨어의 힘으로 이것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은행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한 명 한 명 모두가 은행원이 아니라 개발자가 되어야한다. 고객의 편에 서서 그들의 문제에 진정으로 공감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려움에 함께 맞서 싸우는 문제해결사가 되어야한다. 밝은 미소와 상냥한 말투, 반복되는 업무의 숙달, 그럴듯한 캐치프레이즈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그런 것이다. 빌게이츠의 생각처럼 은행은 언젠가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은행업은 여전히 필요할 것이며, 이 일을 하는 사람들은 더 나은 고객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원이 아닌 고객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개발자일 것이다.
-모든 이미지는 직접 촬영, 혹은 Royalty Free-
-살아가며 느끼고 배운 점들-
-특정 집단의 의견이 아닌 개인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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